참여 동기
벨로그를 돌아다니다가 테오의 스프린트 후기를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 보였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협업 프로세스를 겪어볼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그리고 MVP
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경험은 못해봤다. 이제까지 프로젝트는 짧게는 2주부터 길게는 한달 정도 기간동안 기획과 개발을 마친 다음 배포를 했는데, 테오의 스프린트에서는 약 일주일의 짧은 시간동안 기획부터 설계, 디자인, 개발, 배포까지 모두 한다는 점이 왠지 모를 도전정신을 불러일으켰다..! 시간이 굉장히 촉박하지만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 언젠가 꼭 한번은 이 과정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집 글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개인적인 일정이 마무리되어서 시간 여유가 있는 6월에 모집 글이 올라왔다! 그래서 당장 신청을 했고 15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스프린트?
구글 스프린트는 짧은 시간내에 아이디어 검증을 하기 위한 MVP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방법론이라고 한다. 5일만에 기획부터 프로토타입 제작과 유저 테스트까지 빠르게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방법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슬랙 등 여러 회사에서 이 효과를 입증했다고 한다.
스프린트의 장점은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해서 잠재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수개월 걸렸던 개발과 테스트 작업을 5일로 줄여 많은 시간, 비용, 리스크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테오의 스프린트에서는 구글 스프린트 방법론을 사용해 멋진 아이디어를 충돌없이 검증할 수 있는 ‘그럴싸한 데모’를 빠르게 만드는 협업 프로세스를 경험한다.
Day 1 - 아이디어 소개, 팀 빌딩
아이디어 소개 및 선정
첫째 날에는 각자 준비해온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투표를 많이 받은 아이디어를 선정한 다음 팀을 만들었다.
먼저 45초간 짧게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았다. 평소에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해결해 주는 아이디어도 있었고 생각도 못 해본 아이디어도 있었다. 덕분에 아이디어 투표 시간에 꽤나 고민을 했다..
그다음 가장 많이 투표를 받은 상위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각자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해서 팀을 만들었다.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 결국 '민들레씨'를 선택했다.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서비스 기획 배경과 비슷한 경험도 가지고 있었고, 기종을 넘어서서 소통을 하면 더 재밌을 것 같기 때문이다.
팀 캔버스
배운것
적극적으로 리액션하면서 듣기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모이기 때문에 말할 때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보기 어려웠다. 현실에서는 이야기를 듣고 끄덕끄덕하거나 미소를 짓고 있지만 온라인상에는 안 보이기 때문에 상대방은 반응이 없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래서 테오가 하이라이트나 코멘트를 통해 의견을 보여주고, 어색하더라도 박수와 환호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응해 주는 게 좋다고 했다. 그래서 신나게 스티커도 붙이고, 공감 가는 부분에 하이라이트도 치면서 들었다.
팀 캔버스 시간에도 내가 말하면 팀원들이 내가 적은 포스트잇 근처에 그림과 스티커, 사진, 박수와 환호로 반응을 해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말할 때 긴장을 훨씬 덜 했고 나중에는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리액션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낀 날이었다👍
Day 2 - 지도 그리기
서비스의 목적, 대상, 고객여정맵, 핵심가치
이날은 1. 우리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적 2. 서비스의 주요 대상 3. 고객 여정 맵 4. 우리 서비스가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 순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각자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비슷한듯 하면서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도 그리기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결정하지 않는것! 각자 아이디어를 꺼내놓고 의견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지, 선택이나 결정을 하는 시간은 아니다.
워드 클라우드
4번까지 다 했으면 워드 클라우드를 작성한다. 서비스의 핵심 키워드를 작성했는데, 이제까지 이야기를 한 것들이라 단어만 보고도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파악하기 쉬웠다.
아이디어 구체화를 위한 질문
그 다음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위한 질문&답변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만들고 각자 답변을 했다.
우리 팀은 위치 및 거리 기반 서비스이다보니 아무래도 여기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기능 및 스토리보드
그 다음 서비스에 어떤 기능이 있을지 적어보고, 같은 화면에 있어야 할 것들로 그룹화해서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
Day 3 - 스케치
스케치
이날은 스케치를 통해 더 구체화를 시키는 날이다. 각자 페이지 스케치를 그려오고, 레퍼런스를 찾아오는게 숙제였다.
먼저 페이지 별로 각자 그려온 스케치를 쭉 나열한다. 그 다음 각자 마음에 드는 요소에 투표를 하는데, 페이지에 하는게 아니라 페이지 내부의 더 세부적인 요소에 투표를 한다.
투표가 끝났으면 이제 UX최고결정권자가 결정한다.
BDD, SDD
스케치가 결정이 되었다면 BDD, SDD를 중심으로 정리를 한다.
BDD: 사용자의 행동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
SDD: 데이터를 중심으로 추려내고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
개발 하기 전에 BDD, SDD 관점으로 정리하는건 처음 해봤는데, 해야 할 일이 뚜렷해지고 필요한 데이터를 미리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했다.
Impact & Effort
마지막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개발 기간이 짧기 때문에 임팩트가 있는지, 빨리 만들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나눴다.
Day 4~5 - 개발
개발 단계에서는 시간이 맞는 사람 끼리 페어 프로그래밍을 시도했다. 이때 스프린트 외의 이야기를 제일 많이 했고 다른 사람의 개발 방식도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그리고 페어 프로그래밍할 때 Live Share를 사용했는데 화면 공유하는 것보다 훨씬 편했다. 채팅도 됨 👍👍
Day 6 - 데모데이 & 회고
주말동안 열심히 개발을 했지만 에러가 발생해서 데모데이때 프로젝트를 보여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메인 페이지는 더미 데이터를 보여주기로 하고, 로컬에서 동작할 수 있게 만든 다음 화면 공유를 통해 서비스를 소개했다.
📍 이날 배운건, 서비스를 그럴듯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Title, og태그, 파비콘, 리드미 등 사소한 부분이지만 챙기면 완성도가 높아보인다. 또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어떤 서비스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팀원들이 열심히 만든 프로젝트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스프린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배운것들이 많았기때문에 만족스러움이 더 컸다!
배운것
6일간의 스프린트가 끝났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얻어가는게 정말 많았다.
그 중에서 서비스의 완성도를 챙기는 전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og 태그, 타이틀, 파비콘, 리드미 등 이런것들이 없다고 기능이 안돌아가는것은 아니고 또 사소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 쉬운데, 잘 챙기면 서비스의 완성도를 확 끌어올리는 요소인것 같다. 특히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떤 서비스인지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꼭 챙기는게 좋다. 서비스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이런 것들이 있는게 더 좋다고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만들때는 간과했는데, 다시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또 완성하지 못한 기능에는 아이콘이나 버튼을 비활성화 하거나, ‘준비중입니다’ 라는 문구를 띄우는 등 만들다가 말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것도 배웠다.
이 외에도 'BDD, SDD'와 '생각을 시각화하기', '적절한 타이밍에 레퍼런스 보여주기' 등 협업할 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많이 배웠다.
마무리
짧은 시간이지만 재밌는 경험을 했다. 팀원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해준 덕분이다. 다들 낯 가린다고 했던것 같은데, 그런 기색 하나도 없이 재밌게 스프린트를 진행했다. 닉네임 쓰기와 테오가 추천해준 리액션 열심히 하기, 님 금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들 배려심도 넘치고 리액션도 열심히 해주고, 특히 ‘님 금지’ 룰을 철저하게 잘 지키는 팀원들과 함께해서 특별하고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
우리 팀은 스프린트를 한번 더 하기로 했다. 테오의 조언대로 모두의 열정이 같을 순 없고, 또 열정이 식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진행해야겠다.
진짜 마지막으로, 스프린트 경험 기회를 만들어준 테오와 원활하게 진행을 해준 꾺, 모승, 수달에게도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